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루카 2,32)
예수님은 아직 그분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보다 참되고 거룩한 것을 향한 계시의 빛, 그리고 이미 하느님을 얻어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영광이 되시는 분입니다. 다른 민족들이 상징하는 것은 바로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을 말하고, 당신 백성 이스라엘이라는 말은 믿음을 받아들인 공동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이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졌다면 얼마나 좋겠습니다.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리스도인들을 ‘어리석다’고 비난합니다. 보다 참되고 거룩한 가치에 눈을 열기는 커녕 ‘신앙’을 지닌다는 것 자체를 어딘가 모자라고 부족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자립할 줄 모르고 어딘가에 기댄다고 생각을 하지요. 자신들도 어렸을 때에는 부모에게 기댔으면서도 영원한 주인이신 아버지에게 기대는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당신 백성에게 예수는 영광이기보다는 ‘수치’로 취급을 받았습니다. 자신들이 고수하는 전통과 율법을 파괴하는 존재로 보였지요. 그들은 예수님을 천하고 가난한 이들과 저주받은 존재들과 어울려 다니고 존경하올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맞서는 존재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눈이 멀었고 예수님의 참 모습을 뵙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세상 안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을 원하고 그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눈으로 예수님을 바라보면 그분은 그저 성가신 존재이고 수치스러운 존재에 불과하지요.
하지만 훗날 우리가 참된 가치에 눈을 뜨게 될 때, 아니 지상의 것들을 모두 잃어버리는 날이 다가올 때 과연 우리는 그분 앞에 설 수 있게 될까요? 우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수치스럽다고 생각한 그분 앞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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