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아니라 ‘마무리’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의 삶에 ‘마지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끝이 아니라 ‘정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날을 시작하는 것이지요.
시간이라는 것은 인간이 그렇게 하기로 약속한 것일 뿐입니다. 즉 지구가 자전하면서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루를 정하고 또 지구가 공전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 해를 정한 것이지요. 그러나 인간에게 허락된 시간은 오직 ‘현재’이고 ‘지금’일 뿐입니다. 그 밖에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과거는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기억일 뿐이며, 미래는 지금 내가 하는 일로 인해서 다가오게 될 결과일 뿐입니다. 방이 더러운 현재를 가지고 있으면 ‘더러웠던 방’이라는 과거를 지니게 되고, 방을 치울 줄을 모르고 오히려 어지럽히기만 하면 ‘더 더러워질 방’이라는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게 됩니다.
인간은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지금의 이 순간에 무언가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며 울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발판으로 지금 무언가를 시도해야 합니다. 다가올 미래가 암울해 보인다면 걱정만 할 게 아니라 그 미래의 암울함이 경감될 수 있도록 지금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지난 한 해는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이런 저런 시행착오도 많았지요. 그래서 다음 한 해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보다 내적인 가치를 위해서 헌신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그렇게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그 미래, 보다 하느님에게 헌신하고 이웃을 사심없이 사랑하는 그 미래는 나의 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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