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 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들이 본향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히브 11,13-14)
믿음은 우리에게 약속을 전합니다. 그러나 약속된 것을 당장 주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 지상에서 숨쉬는 동안 약속된 것을 온전히 받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지상의 무언가가 아닙니다. 그것은 천국의 본향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것들을 너끈히 소유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한 만큼 세상의 것들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는 전혀 다른 두가지 관점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누리지도 못하면서 소유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이기적으로 소유하려고 하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지요.
그러나 우리들은 이미 가진 것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언제라도 그 가진 것을 내려놓고 진정한 천국의 본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그저 이 세상의 이방인이고 나그네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방인과 나그네는 자신이 속하지 않은 세상에 머무르는 사람의 대표주자들입니다. 그들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지요. 왜냐하면 그들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본 고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그 누구보다 세상에 충실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법칙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 세상을 올바로 이용하게 됩니다. 그들은 가지되 탐내지 않으며 가진 것을 나눌 줄 알고 올바로 사용할 줄 아는 이들입니다. 그러는 동안 세상의 자녀들은 더 가지려 하고 그러지 못해 시기하고 다투면서 생을 허비하지요.
추상적으로 표현했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자신에게 쓰이지도 못하고 필요하지도 못한 것을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이 난 이를 바라보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해야 합니다. 영혼들을 추스리고 그들이 하느님을 찾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원래 머물던 참된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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