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으십니까?” (마태 17,24)
때로 신자들의 체험담 중에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어느 본당에 갔는데 마당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에게 아무렇게나 대하며 주임 신부님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주임 신부님이었다는 식의 이야기 말이지요.
이처럼 우리는 누군가를 오해하고 그에 합당한 지위로 대하지 않고 훗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 당혹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찬가지 일이 예수님에게도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지위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흔한 스승 중의 하나로 인지했지요. 도대체 성전이 왜 존재하고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모르는 채로 하느님의 외아들에게 성전세를 받고자 재촉을 한 것입니다.
성전은 하느님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신 하느님에게 감사하고 찬미하기 위해서 지어 놓은 건물이지요. 헌데 그 하느님에게 세금을 떼어먹은 꼴이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돈을 내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기분 나쁘게 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두려워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예수님의 앞으로의 활동에 일부러 걸림돌을 놓을 필요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본래의 위치로 바라보지 않는 수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기성 종교에 기분이 나빠진 이들이고 무엇이든지 공격하고 싶은 이들입니다. 그래서 온갖 이론을 바탕으로 그리스도교를 공격하고 예수님에 대해서 헛된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구태여 그들과 맞서서 우리의 앞길에 걸림돌을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가급적이면 온유와 관용의 정신으로 그들 앞에서 겸손과 친절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일상 생활 안에서 많은 것을 요구하는 이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달라는 이에게 주고 꾸려는 이를 물리치지 말라’라는 말을 잘 묵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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