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대한 남편의 처지가 그러하다면 혼인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태 19,10)
바로 이 표현 하나로 혼인의 엄숙성과 사람들의 피상적인 생각이 잘 드러납니다. 사실 혼인은 엄숙한 것입니다. 그저 남녀가 눈이 맞아서 단박에 결혼하는 것이 아니지요. 혼인은 일생의 약속이고 특히 신자들에게는 하느님 앞의 약속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때로 전혀 거룩하지 않은 생각으로 혼인을 쉽게 생각합니다. 아내를 진지하게 사랑과 헌신으로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 앞에 차라리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바로 그러합니다.
자신들이 원할 때 함께 하고, 마음이 맞지 않으면 갈라서는 것이 사람들이 원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서로 원하는 것이 있어서 한데 뭉쳤다가 작은 불화 때문에 토라지고 갈라서려는 이들이지요.
사실 혼인은 거룩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이지요. 단순히 두 인간의 결정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 자리에 개입하시는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일에 하느님을 배제시키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전적으로 두 사람 ‘만’의 일로 만들고 싶어하지요. 그리고 두 사람이 마음이 틀어지면 언제라도 갈라서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충실성에서 다른 모든 가치들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이해관계로 우정을 맺었다가 풀었다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정은 하느님의 선물이고 그에 합당한 충실성이 필요한 셈입니다.
결국 우리는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 마음대로 하고 싶어합니다. 그것이 죄의 가장 기본적인 정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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