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고르기(사람 고르기)
관점의 차이일 순 있지만 글을 읽다보면 당장 꺼려지는 글이 있다. 주로는 "인생 지침서"들이 그러한데, 이러저러한 일들을 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돈 버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들을 다룬 책들은 이미 그 방향성 자체에서 거리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아무리 화려한 글과 디자인으로 책을 꾸며놓은들 이미 방향성을 잃은 그 책은 결국 길 잃은 결과물을 내어놓는다.(그 근본 방향성의 상실을 두고 나는 그런 책들을 개인적으로 '쓰레기'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다.) 나의 마음이 보다 영원한 것을 향할수록 그런 글들을 분별해 내는 시야는 더 냉철해지는 것 같다.
다음의 부류로 들 수 있는 책들은 '에세이' 서적들, 즉 자기 사는 방식을 낭만적으로 또는 이성적으로 풀어놓은 책인데 이는 유의해서 읽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애매한 경우가 가끔씩 있다. 하지만 이 안에서도 그저 감성을 조장하는 듯한 글을 써서 그 본질을 감추는 글들이 있으니 결국은 많이 벌고 잘 먹는 현세적인 삶을 찬양하는 핵심 줄기를 화려한 글들 뒤에 감춰놓은 경우가 종종 있다.
소설에 관해서는 사정이 이러하다. 고전명작이라는 딱지를 붙여 뒷켠에 미뤄놓는 책들이 있고 투철한 상업 정신에 따라 시류를 따르며 출판사들이 전면에 내어놓는 책들이 있다. 최근에 나온 것이 새 것이라는 인간의 허영심을 이용한 상술로 독자들을 속이는 형편이다.
결국 우리는 무슨 책을 고르고 읽어야 하는걸까? 사실 명작으로 분류된 책들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긴 하겠지만 때로는 수준에 맞지 않기에 무척이나 지루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새로나온 신간이라고 해서 쓰레기같은 책을 사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사실 이렇다 할 정답이 어디에 있겠는가? 우연한 기회에 손에 잡히게 되는 책을 읽으면 그만이다. 좋은 책은 여러분에게 삶의 지혜를 주게 되고, 나쁜 책은 나쁜 책대로 여러분에게 말을 건낼 것이다. 마치 내가 '클레멘타인'을 보고서야 영화의 한 극단을 어렴풋이 느낀 것 처럼 말이다. 이든 저든 읽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이런 저런 사람을 다 만나면서 알아가게 되는 법이다. 그렇게 만나다보면 누구를 가까이 해야 하고 누구를 도와 주어야 하고 누구는 아예 거리를 두어야 할 지 조금씩 알게 되는 법이다.
아, 참고로 지금까지 내가 쓴 글에서 '책'을 '사람'으로 바꿔도 무방하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