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전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떳떳하게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심지어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조차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다.
일단 자신이 굳건히 서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함부로 자신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옆에서 쓰러져가는 다른 이마저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철저히 책임 여부를 가리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한 일과 남이 한 일을 따지고
끝까지 그 책임 여부를 가려내어서 자기가 한 최소한의 일,
더이상 피할 수 없는 그 책임을 어쩔 수 없이 수긍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쉽사리 다음 단계인,
'책임 전가'의 사람으로 바뀌기도 쉽다.
사실 우리 부모님이 나를 낳지만 않았어도 지금 일어날 일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핑계를 찾으려는 사람은 어렵지 않게 그것을 발견하고
그 핑계거리의 주체가 되는 사람을 공격한다.
이들이 하려는 말은 결국 간단하게 말하면 이런 거다.
"나는 잘못이 없다. 쟤가 잘못했다."는
초등학교 1학년들의 수준의 책임전가에 머무른다.
책임을 지기 싫기에 당연히 수동적으로 맡겨지게 되는 최소한의 일만을 하고자 한다.
반면 책임을 지려는 이는 무엇이 진정 필요한 일인가를 찾아내고 그것을 행한다.
실로 이 둘의 차이는 엄청나다.
주변에서 '쟤는 저래서 안돼'라는 이야기를 곧잘 꺼내는 사람,
나와 너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
툭하면 뒷담화를 하고 남을 비난할 준비가 갖춰진 사람들이 그런 부류다.
혹시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능력껏 그 사람이 지금 하고자 하는 바(책임전가)의 본질을 드러내어 주되,
최대한의 겸손과 친절로 하고,
나의 능력 밖이라는 걸 절감하면
멀찍이 떨어지는 것이 좋다.
가족이라면?
저런... 그 사람이 당신의 배우자가 아니길...
교회 안에서 배우자는 바로 당신 자신이기 때문이다.
행여 다른 가족이라면 그나마 위안삼을 말이 있으니,
"한 가족의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고,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반대하고 나설 것이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그런 고로 예수님은 불을 지르러 왔다.
(내가 좀 심하게 추상적으로 말을 한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구체적인 케이스는 직접 경험하시라. 나로서는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