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은 절대로 보이는 그 모습이 아닌거다.
행여 내가 큰 병을 얻어 중환자실에 들어갔다고 치자.
사람들은 한 편으로,
"아이구, 저 거룩한 신부님이 저런 병을 얻었을꼬? 분명 주님의 고통을 나누어 받는 것이겠지."
또 다른 한 편으로,
"뭔 죄를 그래 마이 지었겠노? 소문이 흉흉하던데... 하는 거 보이 그렇더마는."
이라고 저마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과 나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세상 사람들의 시선으로 어떻게 분별해 낼 것인가?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은 참으로 변덕스럽고 외적인 것에 치중하기 쉽상이다.
겉으로 선해 보이는 일도 사실 속으로는 시궁창보다 더 지저분한 마음일 수 있고,
겉으로 심해 보이는 일도 내면적으로는 하느님 앞에 보화가 되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 고로 사람들의 분별은 중요치 않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한때 유행이었지만,
그릇된 칭찬은 엇나간 길을 가고 있는 이에게 오히려 교만을 강화시키고 만다.
그렇다고 비난할 이유도 없다.
우리는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이에게 대해 좋게 말해주는 것은 다름아닌 우리 자신의 수양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엇나가는 형제에게 충고해 주는 것도 내가 그저 싫어서가 아니라
그 형제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내가 하느님 앞에 바로서기 위해서 이어야 한다.
또 타인이 나를 칭찬할 때에 감사히 받아들이되 절대로 자신의 위치를 높일 필요도 없고
타인의 비난을 받더라도 그 말이 정당하면 받아들여 나를 고치고
그렇지 않고 막연한 비난이면 하느님 앞에 곧게 서 있으면 된다.
사람들은 변덕스럽다.
어제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어 버리기도 하고
내일의 적을 오늘의 친구로 만들수도 있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알고 싶으면,
하느님 앞에 고요히 서 있는 스스로를 살피면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비로소 당신은 '겸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