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빠진 사제들
힘이 빠져 있는 사제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 부류가 있을 텐데요.
하나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의 전력'에 사로잡힌 이들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의 과거, 주로 어두운 과거를 곱씹고 또 곱씹으며
현재에 다시 그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고 또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들은 과거를 훌훌 털어내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세상에 과거가 없는, 과거의 오류가 없는 사람은 없다는 걸 잊지 말고,
현재에 집중을 해서,
지금 내가 해야 할 바를 바라보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다른 이들은 피해주의자(?) 입니다.
이들은 '상황'의 희생양들입니다.
뭔가 해 보고 싶은데 상황이 이래서 안된다는,
자신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주변이 전혀 받쳐주지 않는다는 식입니다.
현재를 합당하게 받아들이는 데에 실패한 부류입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툭하면 욕하고, 현재에 처한 상황에 모든 탓을 돌리고는
정작 그 안의 '자기 자신'은 사라져 있는,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 역할'은 삭제시켜버리는 부류입니다.
이들은 자기 자신의 능력과 역할에 집중해서 스스로의 존엄성을 찾고
'이런 저런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또 다른 부류는 '엇나간 이들'입니다.
이들의 관심사는 사제로서 가질 수 있는 것들(믿음 소망 사랑의 복음삼덕)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간절히 추구하는 바입니다.
돈이나 권력, 명예에 집착을 하기 시작해서
마음이 엇나버린 부류이고,
앞서의 힘이 빠진 부류와는 달리
그 '의도가 나쁜' 부류입니다.
이들의 영향은 특히나 좋지 않아서,
때로는 목자를 따르는 양들 마저도 그 길로 이끌어버리고 맙니다.
이들에게는 따끔한 충고가 필요합니다.
그들 가까이에서 그들을 잘 아는 이들 중에서 '성령'을 머금고 있는 이들이
따끔하게, 하지만 사랑 가득하게...(이 완급의 조절이 어렵긴 합니다.) 충고해야 합니다.
물론 이 밖에도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힘이 빠져 있는 사제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장 근본에는 '신앙의 부재'가 존재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마음이 점점 약해지면서
다른 것들이 마음 안을 차고 들어오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제 한 명을 공략하는 것이 많은 수의 신자를 공략하는 것보다 효율적입니다.
사제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이 유혹과 어두움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신학교 안에서 오랜 기간의 훈련을 거치지만,
아는 바를 실천하지 않기에 틈이 생겨나고,
그 빈틈을 노려 어둠의 세력이 들어옵니다.
늘 하던 성무일도지만 다른 소위 '급한'일을 하느라 잠시 손을 떼는 순간
'게으름'이 함께 밀려오고, 곧 성무일도를 손에서 놓게 됩니다.
늘 먹던 밥이지만, 과하게 먹으면서 속이 더부룩하고 체중이 늘고
이 또한 게을러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늘 만나는 사람들, 청년들, 교사들이지만
하루 하루 술자리가 조금씩 늘고 마시는 양도 늘면서
악습이 생겨나고 다른 생각들이 깃들게 됩니다.
모든 게 허물어졌다, 뒤틀렸다는 느낌이 들 때는,
기초에 충실하면 됩니다.
동료 사제 여러분, 기도부터 다시 세우십시오.
성령께서는 사울이었던 여러분들을 바오로 사도로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
그 때에 여러분의 마음 속에 뜨거움이 용솟음치고,
여러분이 잊고 있었던 참된 행복도 되찾게 될 것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