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원을 뭔가를 쌓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세례성사를 쌓고 그 위에 첫영성체를 쌓고 그 위에 견진을 쌓고 그 위에 혼배성사를 쌓으면 다 이룬 것이고 그리고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을 하지요. 아닙니다. 그들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구원은 무언가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져 가는 것입니다. 외적인 세례를 받는다고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내적으로 새로워져야 죄를 짓지 않게 됩니다. 즉 복음의 말씀처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외적으로 무언가를 잔뜩 쌓는 게 아니라 내면이 바뀔 때에 구원이 우리에게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오늘 미사 강론때에 한 말입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신앙을 마치 어느 대학의 교과 과목 배우는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무슨 코스를 거치고 나면 그 다음 코스를 밟고 그렇게 해서 무슨 자격증을 따내는 것처럼 신앙을 생각합니다.
아는 신심 강좌는 죄다 찾아 다니면서 지식도 넓히고 인맥도 넓히면서 자신이 신앙적으로 어느 단계에 이르렀다고 착각을 하곤 하지요. 아닙니다. 일자 무식이면서도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를 한 번 외우는 할머니가 그 교만한 사람보다 영적으로 훨씬 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느님은 외적 타이틀을 보시는 분이 아니라 내적인 진실한 마음을 살피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은 한 인간의 내면 안에 든 것을 모조리 살펴보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의 마음에 진정 겸손과 사랑이 있는지, 아니면 겉꾸민 위선만 가득한 사람인지 이미 알고 계십니다. 우리는 타인을 속일 수는 있어도 결코 나 자신과 하느님을 속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구원은 겉으로 쌓아 올리는 무언가가 아니라 선과 사랑과 진리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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