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종이에다 하트를 그려 여자에게 줍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도 알다시피 하트는 사랑의 표지야. 그러니 이걸 너에게 주는 걸 통해서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두기를 바래.” 그리고 나서는 여자를 두드려 패기 시작합니다. 이게 사랑일까요? 그게 아니라는 것은 3살짜리 어린 아이라도 아는 일입니다.
누군가 세례를 받습니다. 그러면서 하느님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하느님, 당신도 아시다시피 세례라는 것은 내가 당신의 자녀가 된다는 표지입니다. 그러니 이 세례를 통해서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두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는 제 멋대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세상 것을 욕심내고 하느님이 꺼려하는 것들(증오, 분노, 탐욕, 무절제, 시기, 쾌락 등등)을 온통 즐깁니다. 이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일까요? 그게 아니라는 것은 3살 짜리 어린 아이라도 아는 일입니다.
미사에 나온다고 해서, 금육을 지킨다고 해서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러한 외적인 것들을 넘어서서 내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당연히 그 내적인 것이 외적인 여러 상황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실 하느님을 사랑할 줄 모른 채 지내 왔습니다. 그리고 엉뚱한 일련의 행동양식들을 가지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표지로 삼고 지내왔지요. 하지만 실제적인 삶에서는 하느님과 별 상관없이 살아온 것입니다. 그러니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이 충분히 분리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하다못해 주님의 기도 한 번을 바치더라도 진심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쳐야 합니다.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인간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일할 때 일하고 놀 때 놀더라도 모든 것을 온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갈라진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