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우월성을 인정받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가능하다면 모든 근거를 끌어들여서 자신의 우월성을 인정받고자 합니다. 경제력, 명예, 미모, 학식, 가문, 지역, 종교 등등 모든 것이 그 근거가 됩니다. 바로 그런 이들에게서 민족주의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자신들은 아예 다른 이들과 민족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지요.
누군가 다른 이들보다 나은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필히 ‘교만’이 내면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교만은 자신을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서 서서히 분리시키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하지만 이 교만은 하느님의 자녀들에게서 다른 자녀들을 분리시키기 시작합니다. 다른 이들보다 자신이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즉 자기 스스로를 분리시키는 이들은 더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아닙니다.
겸손이라는 가치는 단순히 자신을 억지로 낮추어 드러내는 가식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참된 겸손은 하느님 앞에서 모두가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오직 한 분 하느님만이 진정으로 드높으신 분이라는 것을 알고 나머지 우리 모두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지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힘든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그 뿌리깊은 교만에 있습니다. 부자가 기를 쓰고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죽어도 가난한 이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들어높이는 만큼 나가 떨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우리 스스로 낮은 자리를 차지하는 만큼 훗날 우리의 영광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영광으로 들어높여진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겸손’할 줄 알테니까 말입니다. 그들은 뻐기기 위해서 자신을 들어높이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으로 들어높여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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