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나를 네 손에 넘겨주셨는데도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았으니, 네가 얼마나 나에게 잘해 주었는지 오늘 보여 준 것이다. (1사무 24,19)
사울은 이스라엘의 첫 왕으로 선발 되었다가 하느님께서 하지 말라는 일을 한 탓에 얼마 가지 못하고 다음 왕인 다윗에게 밀리고 맙니다. 그래서 그의 ‘시기’가 시작되지요. 자신의 탓으로 잘못해서 떨어져 나갔음에도 사울은 자신을 반성하기는 커녕 자신의 권력 안에서 타인을 시기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의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하느님에게 충실해서 사랑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하기보다는 잘 하고 있는 타인을 깎아 내리려고 하지요. 은근히 대화 속에서 상대를 깎아 내리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고는 합니다. 그들은 자기 스스로 뭔가를 잘해볼 생각을 하지는 못하고 타인의 명성을 깎아 내려서 그것을 즐기려는 아주 나쁜 마음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의 자녀들은 악을 악으로 갚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과 사랑과 인내와 겸손으로 상대를 대하고 상대가 우리를 비난할 여지를 남겨주지 않지요. 하느님의 자녀들은 자신들의 의로움 안에서 악인들의 악을 고발하고 비난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지 않기에 더욱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지요. 사랑은 그 완전성에 이르기까지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더욱 크게 사랑하는 사람이 더욱 하느님을 닮게 됩니다. 따라서 악인을 향한 자비는 하느님의 얼굴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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