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간만에 9일기도를 하네요. 그동안 망자의 시신이 있는 장례만 치뤘는데 9일기도는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말씀드릴께요. 저는 9일기도를 망자 때문에 오는 게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 때문에 옵니다. 이제 한 분을 떠나보내는 마당에 우리의 삶을 반성하기 위함이지요.”
강론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9일기도 상 위에 있는 촛불을 하나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촛불을 껐습니다.
“우리가 불이 꺼지면 초는 스스로를 소비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을 보전하겠지요. 이처럼 적지 않은 이들이 자신의 지상의 삶을 보존하고 윤택하게 가꾸기 위해서 빛을 내기를 거부합니다. 그러나 초는 언젠가는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될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세상을 떠나게 될 테니까요. 빛을 내지 않고 스스로의 지상의 생명을 한동안 보존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 우리에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렇게 말을 이어갔고 거의 40여분을 사람들을 가르쳤습니다. 보다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서 깨우쳐 주려고 노력했고 다른 이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었지요. 물론 죄스런 삶에서 회개하라고도 가르쳤습니다. 사무원을 아는 이들이 많이 찾아와서 9일기도에는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저는 그야말로 목청이 터져라고 부르짖으며 외쳤지요.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께로 돌아오라고 다시 선하고 올바른 삶을 살라고 초대하고 또 초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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