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일까요? 선과 악이 외양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무리 악한 사람도 선한 척을 할 수 있고, 반대로 아무리 선한 사람도 주변 사람들의 시기와 증오로 악한 사람처럼 드러나기도 합니다.
선과 악은 내적인 것이고 근본적인 방향성을 의미합니다. 가난한 이에게 뭔가를 준다고 해서 그 자체로 선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상황 자체를 이용해 먹으면 그것으로 ‘악’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즉 그런 가식적인 선행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끌어모을 수 있다면 그로서는 절대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벌어들이는 것이지요.
자녀들은 엄한 부모님이나 엄한 선생님을 마주하면 투덜대곤 합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그릇된 욕구는 바라보지 못하고 그것을 바로잡아 주려는 분들의 선의를 무시하는 것이지요.
하느님은 선한 분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려고 하시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영원입니다. 그러나 그 영원의 선물은 이 지상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시련과 고통 중에 머무르게 되는 것은 영원에 대한 갈망을 더욱 키워 나가고 결국 그것을 얻어 만났을 때에 진정으로 기뻐하며 받아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세상은 절대로 장밋빛인 것만은 아닙니다. 세상 안에는 작은 기쁨과 작은 슬픔, 벅찬 환희와 깊은 애환이 이리 저리 섞여 있고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순간에 다가오게 됩니다. 그 모든 것은 우리가 이 지상의 것들을 올바로 직시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선은 선이신 분께로 나아가는 것이고, 악은 선이신 분에게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선과 악에 관해서 그 밖의 것들은 모두 부수적인 것들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예수님은 사회의 악으로 비춰졌지만 가난하고 믿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구원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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