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요한 14,27)
예수님은 당신의 평화를 세상이 보장하는 평화와 구분하십니다. 통상적인 평화라는 것은 싸움이 없는 정적인 상태를 말합니다. 반란과 폭동이 없고 잠잠하면 평화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것이 세상이 말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평화입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봅시다. 과연 그럴까요? 가난한 이들을 비참함에 짖눌려 그 어떤 목소리도 내지 못할 뿐입니다. 병든 것 나약한 것은 모조리 시설에 수감되어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태일 뿐입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가족들은 조용히 밥을 먹지만 실제로는 그 속내가 썩어 들어가는 상태입니다. 이것이 세상의 평화의 이면에 숨어있는 모습들입니다. 그들은 외적으로 평화를 유지하지만 내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셈이지요.
예수님의 평화는 전혀 다른 의미의 평화입니다. 예수님의 평화는 근본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아버지이시라는 것, 그리고 그분께서 언젠가는 모든 것을 바로 세우실 것이라는 희망 안에서 누리는 평화입니다.
이 내적인 평화를 간직한 이들의 외적인 모습은 치열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들은 나날이 다가오는 도전들에 직면해야 하고 세상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그들의 활동을 시기하는 모든 이들의 공격을 끊임없이 받아 내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평화에 대한 언급 후에 ‘마음의 산란’과 ‘겁’에 대해서 언급을 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예수님의 평화를 간직하려는 이들의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외적으로 시련을 겪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적으로 평화를 누릴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보장된 예수님의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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