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처음 사면 잘 나갑니다. 시트에서 새 차 냄새도 나고 아주 기분이 좋지요. 하지만 머지 않아 차는 여러가지 돌봄을 필요로 합니다. 기름도 넣고 세차도 해야 하고 윤활유도 갈아야 하며 타이어도 바꾸어야 하겠지요. 또 거기에서 더 나아가 어떤 경우에는 고장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손을 보아야 하겠지요. 그건 차를 소유한 이가 겪게 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순환고리입니다.
어떤 목적에 의해서 단체가 처음 출범하면 처음에는 비교적 잘 나가는 편입니다. 사람들이 처음 목적도 잘 기억하고 있고 의욕있게 공동체를 이끌어나가지요. 하지만 머지 않아 공동체는 삐걱거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중요한 건 ‘완벽한’ 공동체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삐걱거리는 부분을 수정해 나갈 수 있는 구성원들이 있는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완벽한 것이라고 시간이 경과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부족함을 누군가는 채워야 하기 때문이지요.
사실 제일 위험한 건… 삐걱 거리는 데도 점검을 하지 않고 무리하게 달릴 때입니다. 왜냐하면 너트 몇 번 조이면 될 일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큰 사고로 마무리하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그때에는 인명에 손상을 입기도 할 것입니다.
새차를 타고 모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어딘가 고장나서 신경을 써야 하고 수리를 해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요.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은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냥 현실을 무시하고 달리던지 아니면 남들이 그 일을 대신 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지요.
그리고 그 가운데 돌보려는 사람들이 있고 고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성질 급한 사람들의 원성을 듣기도 합니다. 차를 타고 놀러를 가고 싶은데 생명이 중요하다고 차를 고치고 있는 모습을 견디기 힘든 것이지요. 하지만 훗날 그들은 차를 고치는 이에게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차를 고치는 것을 가로막은 걸 후회하기도 하겠지요.
이런 일들은 역사 안에서 늘 있어왔던 일입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놀랄 일도 아닙니다. 하느님을 아는 이들은 그 특유의 끈기와 성실성으로 묵묵히 제 할일을 해 나갈 것이고 공동체를 돌보고 상처를 치유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반해서 제 성질을 참지 못하는 이들은 그들 곁에 서서 끊임없이 갈대처럼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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