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아이가 아름다움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과 힘을 알게 되고 나아가 자기 자신의 미모가 그 영향권의 세력 안에 든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여자아이는 일종의 ‘유혹’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 미모를 이용해서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싶은 욕구와 그 반대로 겸손하게 처신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 사이에서 결정을 해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아이들의 내면에는 그것을 다스릴 내적 능력이 함양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유혹에 빠져들기 시작하게 됩니다. 즉 자신이 지닌 외모의 힘을 이용해서 세상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고 또 그 실행의 결과물이 자신의 내면에 ‘교만’이라는 형태로 점점 쌓이게 되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어가는 동안 어른들은 이 아이의 내면이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리 신앙이 있다고 해도 아이의 내면의 형성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부모는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그 아이에게 균형감각을 되찾아 주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그 아이의 내적 성향을 강화시켜 주는 쪽으로 흘러가곤 합니다. 즉 아이의 허영을 채우는 것들을 잔뜩 사주고 또 아이의 외모에 대한 끝없는 칭찬으로 결국 아이가 그쪽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강화하고 도와주게 되는 것입니다.
이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 아이는 크는 내내 자신의 미모에 집착하게 되고 또 다른 아이들과 일종의 경쟁 구도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의 미모가 정점을 찍을 때에, 그 뒤로부터는 끊임없는 좌절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주름은 늘어갈 것이고 피부는 본래의 빛깔을 잃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갈수록 절망에 빠져들게 됩니다.
외적 아름다움은 과연 축복일까요? 날이 선 칼은 의사의 손길에서는 다른 환자에게 축복이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강도의 손에서는 흉기가 되어 버리지요. 외적 아름다움도 마찬가지이니 오직 그것을 겸손한 태도로 받아들일 때에, 자신의 외적 아름다움이 미칠 영향과 그것을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올바로 이용할 줄을 알 때에만 그것은 축복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적인 아름다움은 곧잘 내면의 파괴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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