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람을 어디에서 찾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삶의 행태가 달라집니다. 노동을 마친 후에 그 노동의 가치로 얻은 비용을 써가면서 여행을 다니는 것을 보람으로 삼는 사람은 노동하는 내내 괴로움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그것을 마치고 여행을 떠나야 비로소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반면 노동 그 자체에 일종의 ‘가치’를 상정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그날 그날의 노동 안에서 보람을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가정에서 일하는 주부가 자신의 손이 일상적으로 이루어내는 일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새로운 핸드백을 사거나 아니면 고급진 외식, 여행을 하는 것으로 삶의 보람을 찾으려고 들기 시작하면 크나큰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목적하는 즐거움을 위해서 일상을 희생하고 소비한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면 일상 안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 자녀와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가 틀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녀는 다만 자신이 최종적으로 누리게 될 마지막 기쁨만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그러한 것들을 처리하고 있는 중일 뿐이니까요. 불행한 여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사제가 신자들을 돌보는 것이 그 자체로 기쁨이 되지 않으면 그 사제는 불행합니다. 그 사제는 어떻게든 쉬는 날 놀아볼 생각 만으로 일을 하게 될 테니까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신자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신자들은 더욱 그 사제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사제는 더욱 더 자신의 신념을 확신하게 되겠지요. 신자들은 부담이고 짐이라고 믿고 있는 자신의 신념 말입니다.
과연 우리는 보람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요? 내가 아침에 눈을 떠서 처음 느끼는 호흡 안에서부터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오늘 하루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일종의 은총의 선물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는 숨쉬는 순간마다 하느님에게 감사 드리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을 열정적으로 성실하게 할 것이고 바로 그런 자신의 열정과 성실성이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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