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식당에 앉아서 주변을 잘 관찰해 보면 낮부터 소주를 들이키는 어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늘상 나누는 대화 주제는 '술'이 됩니다. 맥주와 소주의 비율은 어떻게 넣어야 잘 넘어 간다느니, 왕년에 소주를 몇 병까지 마셔 보았다느니, 한 때 술값으로 수십만원을 낸 적도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자랑스레 늘어놓곤 합니다. 그들은 그것을 자랑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심지어 신자들 중에는 술을 두고 '주님'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이들이 신앙으로 건너오면 이런 사순시기를 맞아서 또 자신이 술을 금주한다고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애시당초 마시지 않으면 금주할 것도 없을 터인데 평소에 자신이 그렇게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사순시기를 맞아서 금주를 한다고 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물론 아예 끊는 게 절대 아닙니다. 그저 사순시기에 참아서 부활 지나고 더 열심히 마실 작정입니다. 자매님들 중에는 이 시기에 다이어트를 한다고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평소에 절제해서 먹으면 굳이 다이어트를 할 필요도 없는 걸 두고 엉뚱한 걸 자랑하는 셈입니다.
근본 방향이 틀려먹은 셈입니다. 겉으로는 엄청 열심한 신자인 척을 하지만 결국 그들이 섬기는 것은 자기네 배를 섬기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하기에 그들은 눈에 보이는 짐짓 거룩해 보이는 행위로 자신을 꾸미기만 할 뿐, 예수님이 진정으로 우리의 삶에 무엇을 요구하시는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살다가 멸망이 다가옵니다. 그러면 그들은 자신의 손이 텅텅 비어 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의 영혼 구원도 이루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본 적도 없고, 기껏 데려온다는게 자주 가는 술집 사장이나 꼬드겨서 신자로 만들어 그 집에 갔을 때에 서비스나 잔뜩 받아 보자는 심산인지라 그런 이가 성당에 들어오면 오히려 성당 안에 불화가 더 잦아지게 됩니다.
정말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십자가를 사랑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엉뚱한 방향을 잡아서 아무리 열심히 달려보아야 거기에는 멸망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하늘의 시민으로 그곳에서 구세주로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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