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 가벼운 짐

정말 무거운 건 무엇일까요? 등에 무거운 걸 짊어지면 그건 무거운 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등에 진 무거운 것은 결국 내려놓고 말 것이니까 무거운 것이 될 수 없지요. 오히려 내려놓고 나면 홀가분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지상에서 저마다의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러한 모든 종류의 책무, 사명, 짐들은 결국 내려놓고 말 것이니 제 아무리 무거워도 괜찮은 것입니다.

진정으로 무거운 것은 ‘영원’에 이르는 짐을 말합니다. 내 안에서 형성되는 온갖 부정적인 것들, 즉 나 스스로에게 나와서 나를 더럽히는 것들을 말하지요. 이기심, 분노, 탐욕, 시기, 증오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내 안에서 점점 형성되어 견디기 힘든 무게감을 영혼에 부과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육신은 외적으로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괜찮다고 생각해 버리고 말지요.

영원의 짐을 버리고 세상 사는 동안에만 지고 갈 가벼운 짐들을 기쁜 마음으로 질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오신 이유는 바로 그것이지요. 우리 안에 형성된 무게감, 즉 죄악의 무게를 벗어버리고 영원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갖추자는 초대를 하시는 분입니다. 우리 함께 그분에게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