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이야기를 시작할 때에 우리는 이미 우리 내면에 기준점을 형성해 두고 있습니다. 어디 멀리서 돈을 비싸게 주고 초청한 강사의 말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한마디 더 들으려고 하지만 우리 주변에 우리를 사랑하는 이들이 하는 진심어린 충고는 쉽사리 무시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참된 권위라는 것은 ‘유명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제 아무리 유명한 학자라도 그 내면 안에는 도리어 명예에 대한 욕심이 그득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가 하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닐테지만 그의 말은 전혀 권위가 없는 셈입니다. 그는 실상 제가 하는 말을 하나도 지키지 않을 테니까요. 하느님은 사랑이시라고 외아드님은 온전히 자신을 내어준 사랑이라고 부르짖겠지만 실제로는 그의 마음에 이번 강좌를 통해서 얻게 될 소득을 계산하고 있다면 그는 회칠한 무덤과 같은 존재에 불과한 것이지요.
진정한 권위는 삶의 진실성에서 나옵니다. 누군가가 한 이야기를 시작할 때에 그는 자신이 하는 말을 삶으로 드러내고 있어야 합니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엄마가 아이에게 ‘정직’에 대해서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 아이는 엄마 앞에서 듣는 척은 하겠지만 실제로는 엄마의 모습을 이미 많이 지켜봐 왔기 때문에 속으로는 비웃고 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초라한 모습에 학식있다는 자들, 명망 있다는 자들은 그를 비웃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의 말을 듣고 믿었으며 자신의 삶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세리와 창녀들이 고관대직의 사람들보다 먼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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