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돈과 기술이 많은 것들을 단축시킨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실은 ‘사랑’이 그 수많은 것들을 극복하고 단축시킵니다.
한 사제를 찾아오는 일은 신경쓰이는 일이고 성가신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마저도 ‘편하고 쉬운’ 길을 찾곤 합니다. 오죽했으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성사를 볼 수 있느냐고 물어보겠습니까. 하지만 결국 한 사람이 작정을 하고 누군가를 찾아오는 이유는 그 상대를 신뢰하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물건을 사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광고를 보지만 그것을 다 사버리진 않습니다. 다만 그 가운데 내 마음이 꽂히게 된 물건을 유심히 살펴보고 시간과 노력과 재물을 투자해서 그것을 구입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사이의 관계도 그러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는 반드시 만나야 하고 만나게 됩니다.
신앙 안에서도 같은 일이 적용됩니다. 예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것은 성당의 거리나 신자 재교육의 부재와 같은 이유들이 아닙니다. 실은 ‘사랑의 메마름’이 그러합니다. 아무리 성당이 가깝고 교육의 기회가 많다 하더라도 정작 내 마음 속에 여전히 세상을 향한 사랑이 가득하면 나는 밤 12시에라도 야식집에는 전화를 걸 줄 알면서 정말 내가 보아야 하는 성사를 위해서 사제를 찾아가는 것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지요.
사랑이 거리를 단축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사랑해야 하고 그래야 하늘 나라의 거리가 단축되고 결국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아무리 새로운 ‘신심’을 추구하고 아무리 색다른 ‘교회 구조’를 배운다고 해도 그러한 것들이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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