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렀습니다. 자신이 전에 팔아치운 땅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땅을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너무나 훌륭한 나무가 한 그루 자라나 있었습니다. 그 나무의 가치는 값으로 따질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사실 땅을 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땅에 심겨진 나무를 준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그제서야 후회를 하지만 이제와서 그 땅을 회복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화적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의 신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미 지닌 영원한 생명의 씨앗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래서 너무나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눈은 가리워져서 우리가 듣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가 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성경 말씀 그대로입니다. 그들이 보고 들어 깨달아 돌아오는 일이 없게 하리라는 말씀 그대로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눈을 가리신 게 아닙니다. 우리가 보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여러분이 그분을 알게 되고,
여러분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빕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지혜를 주셨고 계시의 선물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받은 그 지혜를 세상의 것을 얻는 데에 몽땅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아버지를 알지 못합니다. 입으로는 아무리 전능하신 천주 성부라고 고백하지만 우리는 전능하신 돈을 더 신뢰하고 믿고 있습니다. 영원하신 분을 제쳐두고 금송아지상을 섬겨 온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희망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리고 상속받을 영광에 대해서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늘나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 역시도 소홀히 해 왔고 그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지상의 나라를 얻기 위해서 애를 썼습니다.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더 많은 돈을 버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수많은 기회들, 즉 달란트를 더 벌어들일 기회들은 물흐르듯 지나가 버렸고 우리는 텅 빈 양손을 지닌 채로 하느님의 대전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던 시간이라는 선물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온전히 하느님께서 선물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도들과 그의 후계자들이 이것을 일깨우고자 애를 썼습니다. 하느님을 알게 하고, 우리 마음의 눈을 밝히려고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은 많은 경우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적지 않은 영혼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멸망의 방향으로 내리달렸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끝까지 믿음을 지켜 온 이들, 하느님의 영광의 약속을 믿고 그분의 외아들의 여정을 충실하게 걸어온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상속자들입니다. 가장 훌륭한 땅을 상속받고 하느님의 복을 약속받은 자들입니다. 그들은 훗날 그리스도로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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