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누군가 선물을 하나 받았습니다. 그리고 당장 묻는 것이 있습니다.
'이건 얼마에요?'
이 사람이 가진 최초의 궁금증은 그 물건이 가지고 있는 세속적 가치, 즉 가격표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의 주된 관심사이고 가장 중요한 내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누군가는 그 선물이 지닌 내적 가치를 알아봅니다. 그건 무엇보다도 그 선물을 자신에게 해 준 사람의 정성입니다. 그 선물을 준비하고 포장하고 보내기까지 그가 들인 수고와 노력이 소중한 가치가 됩니다. 물건의 값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외적인 것에 치중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절대로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신기한 체험'과 같은 것입니다. 어느 한달 피정을 가서 기도를 하는데 갑자기 바람 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는 식의 체험입니다. 물론 그런 체험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절대로 본질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찾는다는 것은 마치 모래 사장에서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주우려는 사람과 비슷합니다. 떨어진 동전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것만 찾아다니면 정작 바다에 넘쳐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과 파도소리, 싱그러운 바다 내음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내적인 것을 알아보는 이는 만물에서 하느님을 알아봅니다.
태양의 찬가
오 감미로워라 가난한 내 맘에
한없이 샘솟는 정결한 사랑
오 감미로워라 나 외롭지 않고
온 세상 만물 향기와 빛으로
피조물의 기쁨 찬미하는 여기
지극히 작은 이 몸 있음을
오 아름다워라 저 하늘의 별들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은
오 아름다워라 어머니신 땅과
과일과 꽃들 바람과 불
갖가지 생명 적시는 물결
이 모든 신비가 주 찬미 찬미로
사랑의 내 주님을 노래 부른다
사랑의 내 주님을 노래 부른다
노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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