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선택된 백성인 이스라엘 지파라고 해서 모두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에게 충실해야 하지요. 마찬가지로 가톨릭 신자라고 해서 모두가 구원 받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가톨릭 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찾는 이들이 되어야 하지요.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다른 종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에게 나아가는 길이 외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가 이르면 하느님은 동서남북 사방에서 모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신의 사람들을 당신께로 불러들이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한 높낮이가 완전히 달라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다른 종교에 대해서 우리는 ‘사랑’을 지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 안에는 ‘온유, 친절, 선행, 관용’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선을 추구하는 활동을 공유할 수 있고 같은 식탁에 앉아 음식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것은 전혀 하느님의 뜻에 반대되는 행동이 아닙니다. 사실 하느님은 모든 이의 아버지이시기에 우리는 모두 형제인 것이지요.
그러나 때로 우리는 ‘독선적인 집단’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들은 선택된 집단이며 나머지는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고 자기들 마음대로 외치고 배타적인 선교를 하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가톨릭 신자로서 가톨릭 교회 안의 풍성한 영적 자양분과 우리 교회의 정통성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만, 이것이 ‘배타성’의 바탕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세상 모든 이를 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모든 이들의 아버지이십니다. 한 특정 집단을 선택하시지만 그 이유는 그들이 ‘우수한 집단’이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위대함은 우리의 나약함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태생이 좋고 잘나서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불리움 받았고 용서 받고 초대 받은 이들입니다. 우리는 따지고보면 이스라엘 민족도 아니고 유다 지파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이방인들이고 하느님이 뽑으신 백성에 접붙은 가지들인 셈이지요. 이런 겸손함을 바탕으로 다른 모든 이들을 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줄 알아야 하지요.
핵심은 간단합니다. 최종적으로 당신의 나라에 들어갈 이들은 당신의 마음에 드는 이들입니다. 헌데 그 당신의 마음에 든다는 것을 우리 멋대로 해석해서 우리가 가진 종교색을 반드시 지니고 우리가 지닌 모든 규율을 빈틈없이 지킬 때에 당신의 마음에 들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억지에 불과합니다. 하느님은 선한 카톨릭 신자들을 사랑하시지만 선한 불교인도 사랑하시고, 선한 이슬람인도 사랑하시고, 비록 아직 하느님의 이름을 올바로 들어 알진 못했어도 마음 속에 당신을 향한 갈망을 품고 선한 양심에 따라 살아가는 이들도 사랑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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