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실제로 주려는 사람이 있고 도움을 주는 행세를 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둘은 외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도움을 주려는 사람은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고 그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전하려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도움을 주는 행세를 하는 사람은 도움을 주는 것 같은 그의 행동으로 자신에게 유익을 얻으려는 사람입니다.
사실 이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건 도움 받는 사람의 내면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실제로 주려는 사람은 도움 받는 이의 필요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필요한 도움을 주지요. 반대로 도움을 주는 행세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줄 만한 것을 줄 뿐입니다. 아무리 새 것으로 보이는 어떤 물건이라도 자신에게는 쓸모가 없는 물건인 셈이지요. 생색을 내는 것입니다.
외국에 나가 살면서 이런 체험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언제나 유익한 도움을 줍니다. 비단 금전적인 도움만이 도움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본당 마당을 한 번 쓸어도 그것은 필요하고 유익한 도움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생색을 내는 사람은 온갖 것들을 들고 오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쓰레기로 남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무에게도 합당한 도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실제로 주려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일할 거리를 찾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행세를 하는 사람은 언제나 투덜대곤 합니다. ‘아, 정말 도와주고 싶은데 도무지 도울 방법이 없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지요. 아닙니다. 도울 방법은 무엇이라도 있습니다. 다만 그 돕는 방법이 자신에게 마땅치 않다고 생각할 뿐이지요.
돈이 많거나 지위나 학위가 높은 사람이 화장실 청소하는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절대로 그 일이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때로는 큰 돈을 봉헌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가져올 유익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받아 챙길 것을 이미 받은 셈이지요. 그래서 예수님도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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