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늙음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달린 문제가 아닙니다. 젊음은 활력과 의욕을 의미하고 늙음은 무기력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많아도 의욕이 넘치는 사람에게는 영혼의 젊음을 발견할 수 있고 반대로 젊은 사람인데도 의욕이 사라져 버린 사람은 이미 그 내면에 늙어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영혼의 활력은 어떠한 영으로부터 힘을 받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를 종으로 삼으려는 더러운 영은 우리가 무기력해지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래야 속이기 쉽고 조작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반면 성령은 우리를 활기가 넘치도록 도와 주십니다.
놀러다닐 때에는 활기가 넘치다가 교회의 일에는 활기가 사라져 버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또 반대로 세상 일에는 의욕이 전혀 없다가 복음을 전하는 데에 활기가 넘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주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저에게는 이 말씀 속에서 교회의 젊음과 늙음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교회가 활력이 있던 시절에는 어디든지 복음 선포의 장이 되었습니다. 교회 건물이 없던 시절에는 사제와 신앙인들이 모이는 곳이 곧 교회가 되었고 말씀이 선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교회는 묶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교회의 허리에 띠를 매고서 여기서만 일해라 다른 데로 가지 말라고 합니다. 이런 현실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모습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교회는 세상에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풍깁니다. 여러가지 것에서 세상의 이권과 결합되어 거기서 원하는 대로 해 주는 모습이 적지 않습니다. 지금껏 교회가 선교를 위해서 해 오던 모든 일들이 역전되어 정부의 일을 도와주는 식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선교를 위한 것을 점차로 지워 나가는 경우도 보입니다.
우리는 다시 젊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젊음은 내면의 굳건한 의지에서 흘러 넘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성령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모쪼록 성령의 힘 속에서 우리의 젊음을 회복하여 세상으로 나가 외치는 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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