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나이테는 계절의 변화 때문에 생겨납니다. 아마 여름만 있다면 나무는 더욱 물러질테고 겨울만 있다면 지나치게 단단해 지고 말겠지요. 나무는 그 나이테의 결로 더욱 멋드러진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기쁨도 슬픔도 저마다의 역할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 인생은 기쁨과 슬픔이 고루 섞여야 하는 법이지요. 그래야 우리 삶이 더욱 멋드러진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쁨이 무조건 좋은 것이고 슬픔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을 적용시킬 순 없습니다. 기쁨도 슬픔도 우리의 삶의 일부분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기쁨은 기쁨대로 받아들이되 지나치게 거기에 취해서는 안됩니다. 반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받아들이되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사탕도 주시고 때로는 힘든 일도 맡기십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자녀의 성장을 위한 것이지요.
사탕에 빠져 끊임없이 먹고 싶어하는 아이는 결국 비만으로 둔해진 몸을 지니게 됩니다. 힘든 일에 좌절해 버리고 마는 아이는 늘 우울함으로 시달리게 되겠지요.
마음을 열고 삶을 바라보면 실상 우리 앞에는 고만고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요. 그리고 수용할 수 없는 것들은 내버려두면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의 일들을 끌어안기보다는 자꾸만 피하려 하고 결국 곪은 상처를 방치해서 죽음을 위협하는 병으로 만드는 셈입니다.
인생의 나이테를 잘 가꾸어 가십시오. 나무는 이래도 성장하고 저래도 성장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목수가 와서 잘라가 그 용도 대로 쓰게 마련이지요. 주님 손의 훌륭한 목재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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