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루카 12,10)
사람의 아들도 결국은 외적으로부터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아들을 요리 조리 살펴보고 이해하지 못할 때에는 거슬러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령은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하게 됩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겠습니다. 우리가 바다에서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작은 배라서 풍랑을 만나 시달리고 힘겨운 일을 겪으면서 이만 저만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헌데 그 와중에 거대한 견인선이 다가와서 우리를 도와 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장은 스스로 분별하기에 그 견인선이 아무래도 미심쩍어 보입니다. 그래서 그냥 견인선을 돌려 보냅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입니다.
반면, 선장은 나침반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선장은 그 나침반을 존중하지 않고 제멋대로 항로를 정해 버립니다. 자신에게 경험이 많노라고 우기면서 말이지요. 결국 배는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안에서부터 지침을 주는 성령을 거스르는 말을 하는 자입니다.
결국 성령을 모독한다는 것은 우리 안에 선과 악의 분별을 뒤섞어 놓는 것을 말합니다. 선한 것을 무시하고 악한 것을 선호하는 것을 말하지요. 가야 할 방향으로 가지 않고 내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설정의 중심에는 나침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사람의 아들은 거슬러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해가 부족하거나 받아들인 정보가 잘못된 것이면 그에 대해서 오해할 수 있고 그를 거부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성령은 우리의 안에서부터 움직이는 지침이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곧 스스로 어둠을 향해서 가겠노라고 정하는 것과도 같지요.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루카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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