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들을 보냈다. (마태 21,34)
사과를 가꾸는 밭이면 사과가 소출입니다. 논이라면 쌀이 소출이겠지요. 아주 간단한 문제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농장에서는 무엇이 소출이겠습니까?
사람들은 이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채로 그저 미리 짜여진 메뉴얼만 따르려고 합니다. 그 메뉴얼은 ‘미사, 판공, 교무금, 재계’ 등등입니다. 그러한 것들만 ‘의무적으로’ 하고 나면 자동으로 무언가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것들을 소출로 삼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진정한 소출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메뉴얼의 근본 목적은 따로 있는 것입니다. 그 근본 목적을 잃은 방법론들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차가 원하는 목적지에 가지 않는데 차량의 옵션이 최고인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하느님은 우리에게서 ‘사랑’을 기다리십니다. 우리가 사랑의 열매를 맺기를 기다리십니다. 헌데 증오하고 시기하고 탐욕을 부리면서 단지 방법론만 따른다고 해서 사랑이 자동으로 쏟아져 나오는 기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인내해야 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용서해야 하며, 사랑하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전혀 엉뚱한 일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사랑이 쏟아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일을 하지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도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했고 하느님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철저히 율법을 지켰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하느님의 외아들 앞에서 엉뚱한 짓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할 줄 모르면서 사랑의 전문가로 자신들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싸우고 다투고 간절히 욕구하지만 결과적으로 얻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영혼을 잃어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침묵 중에 조용히 하느님을 따르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모든 것을 자진해서 내려놓지만 결국 가장 소중한 보물을 얻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영원한 생명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마태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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