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마르 6,26)
헤로데 임금은 지금 양갈래의 길에 서 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의 길로서, 정의와 진리와 사랑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의 길로서, 이기심과 탐욕과 헛된 명예의 길입니다. 그리고 헤로데는 선택을 합니다. 바로 세상의 길이었지요.
진리를 향한 길은 내면을 새롭게 하지만 그 밖의 것들에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반면 세상을 향한 길은 외적으로 많은 것에 영향을 주지만 내적으로 많은 것을 상하게 합니다. 이는 마치 물을 마시는 것과 물로 씻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물을 마시면 안으로 흡수되어 갈증에 유익한 반면 외적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없으며, 반대로 물로 밖을 씻으면 밖은 깨끗해지지만 정작 고통 당하고 있는 갈증은 사라지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헤로데는 외적인 것에 얽매여 있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의 선택은 외적인 것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헛된 명예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느님 앞의 진실함과 선과 사랑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는 비단 헤로데가 직면한 문제만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 선택이 주어집니다. 우리도 일상생활 안에서 아주 단순한 문제에서부터 양자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텔레비전을 조금 더 볼 것이냐 기도를 시작할 것이냐, 친구가 하는 농담을 인내로이 웃고 넘길 것이냐 아니면 거기 맞서서 나의 명예를 지켜낼 것이냐 하는 식의 작은 문제로부터 큰 인생 행로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의 목을 날릴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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