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요한16,24)

아픈 동안 하느님에게 낫게 해 달라고 청을 드렸습니다. 제 자신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신자들의 영적 유익을 위해서였지요. 물론 당장 그 일이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예 응답이 없으신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를 도울 이들을 보내주셨고 제가 병원에 가게 도와 주셨습니다.

헌데 만일 다른 누군가가 비슷한 기도를 드렸더라면 그는 그 순간에 실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기도의 응답이 바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때로 ‘참을성’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전적인 나 중심주의이고 나의 이기성이지요. 심지어는 하느님이 행하시는 일마저 내 구미에 맞게 일어나야 내 직성이 풀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자녀들을 지켜보시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것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느님에게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화를 내는 것입니다.

저의 고통은 제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소홀함에 대한 하느님의 엄한 질책이었지요. 이 고통은 제가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겪어야 하는 고통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는 더욱 지독한 결과로 돌아올 것이니까요.

사실 하느님은 저에게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서 이를 사전에 경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마다 별다른 생각없이 그 신호들을 무시해왔지요. 이미 한국에서부터 검진 결과에는 몇가지 수치들이 이상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강행군을 시도한 거지요.

앞으로는 더욱 겸손해야 하겠습니다. 문제는 ‘청하는’ 게 아니라 이미 ‘넘쳐 흐르게 받고 있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실 뭔가를 더 청할 입장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나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헌데 우리의 교만은 그것을 자꾸만 탕진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이 기회를 빌어서 젊은 분들에게 제 체험을 바탕으로 미리 조언을 드리면...
- 젊은 시절에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너무 술을 즐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결과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 담배는 끊는 게 상책입니다. 서서히 사람을 죽이는 도구입니다.
- 잘 보이려는 마음으로 일하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잘 가늠해서 과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귀찮다 생각 마시고 운동을 꾸준히 하시기를 바랍니다. 과체중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이거 다 제 이야기입니다. (담배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