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후에 무얼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짜X게티를 끓여 먹기로 하고 물을 올렸습니다. 그러다가 카레 가루를 넣으면 무슨 맛일까 싶어서 카레도 좀 넣고 냉장고 안에 싹이 자라고 있는 완두콩도 좀 넣고, 양파도 한조각 넣고, 말라 비틀어져가는 밥솥의 밥도 좀 넣고 해서 훌륭한 식사를 만들었지요. 맛있었습니다. 배고팠으니까요. ㅋ
그건 그렇고...
그렇게 밥을 먹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첫영성체 교리교사 회장이 저를 찾더군요.
- 신부님, 지난번에 설명드린 케이스 기억나세요?
사실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잠시 설명을 들으니 어렴풋이 떠오르더군요.
- 부모가 같이 왔어요. 만나보시겠어요.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사제관 앞마당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더군요. 대충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이가 첫영성체가 거의 끝나가는 무렵에 첫영성체를 정말 받기 싫다고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지요. 사실 처음부터 아이는 받기 싫었다고 합니다. 먼저는 아이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 왜 첫영성체를 주고 싶어하지요?
- 저도 어릴 때 받았으니까요.
- 첫영성체를 받으면 어떤 좋은 게 있을까요?
- 저는 몰라요. 그냥 받았어요.
- 첫영성체가 뭔지도 모르고 받으신 건가요?
- 네.
- 하지만 지금은 그게 뭔지 아시나요?
-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의도적으로 저에게 반발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이야기를 나눌 준비를 하고 온 게 아니라 저와 말다툼을 하러 온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이번엔 꼬마에게 물었습니다.
- 그래, 왜 첫영성체를 받기 싫다는 거지?
- 가톨릭은 우상숭배를 하잖아요.
이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싶었습니다. 알고보니 아이가 이미 다른 교회에 나가고 있는 중이더군요. 그래서 거기에서 충분히 교육을 받은 모양입니다. 물론 전혀 엉뚱한 교육들이었겠지만 말이지요.
- 가톨릭은 성상을 섬겨요. 헌데 성경에는 그러면 안된다고 나와 있어요.
- 너 성경을 그렇게 잘 아니? 그럼 성경에 피를 먹으면 안된다고 적혀 있는것도 알겠네?
- 그건 모르는데요.
- 하하. 성경을 다 읽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 있지? 넌 네가 알지도 못하는 걸 못 믿겠다고 하는구나. 가톨릭은 성상을 섬기는 게 아니야. 성상이 나무고 석고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야. 우리는 다만 그 상들이 가리키는 분들을 떠올리기 위해서 그 도구를 쓰는 것 뿐이란다. 형제님도 집에 부모님 떠올리는 사진 한 장 정도는 있을 거 아니에요. 그렇죠?
- 아니요 한 장도 없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었습니다.
- 아니, 집에 부모님 사진 한 장도 없단 말이에요?
- 그렇습니다.
애 엄마가 고개를 푹 숙입니다. 이야기를 진행해 가면서 상황을 보니, 애 아빠는 사실 자녀교육 따위에 전혀 관심이 없고 나이가 많아 아이와 말도 통하지 않고 애가 뭘 하든 상관없다는 주의이고, 애 엄마는 가톨릭 신자이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으니 아이를 첫영성체에 억지로라도 보내고 싶어하고, 아이는 다른 교회에 가는 통에 거기에서 배운 대로 가톨릭이 마치 사교 집단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서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을 내었습니다.
- 얘야. 너는 네가 원하는 신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단다. 네가 가고 싶은 교회에 가렴. 나는 네가 가진 자유를 존중하고 싶으니까. 그리고 부모님 아이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신앙이라는 것은 강요하는 게 아니라 모범으로 가르치는 거니까요. 그러니 다만 아이에게 모범이 되어 주세요. 무엇보다도 서로 하나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바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어머니, 아이가 지금 이러는 것은 심성이 어긋나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여서 그런거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사실 이 집은 마음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집안이었습니다. 아빠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엄마는 아이와 속깊은 대화는 하지 않고 무턱대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강요하고 있는 통에 아이는 정작 자신을 따스하게 받아들여주는 친구들이 있는 근처 교회에 벌써 마음이 가 있었고 거기에서 가톨릭에 대한 그릇된 정보를 잔뜩 받아들인 셈이었지요. 모쪼록 하느님의 축복이 이 가정에 이르러 가족들이 하나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건 그렇고...
그렇게 밥을 먹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첫영성체 교리교사 회장이 저를 찾더군요.
- 신부님, 지난번에 설명드린 케이스 기억나세요?
사실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잠시 설명을 들으니 어렴풋이 떠오르더군요.
- 부모가 같이 왔어요. 만나보시겠어요.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사제관 앞마당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더군요. 대충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이가 첫영성체가 거의 끝나가는 무렵에 첫영성체를 정말 받기 싫다고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지요. 사실 처음부터 아이는 받기 싫었다고 합니다. 먼저는 아이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 왜 첫영성체를 주고 싶어하지요?
- 저도 어릴 때 받았으니까요.
- 첫영성체를 받으면 어떤 좋은 게 있을까요?
- 저는 몰라요. 그냥 받았어요.
- 첫영성체가 뭔지도 모르고 받으신 건가요?
- 네.
- 하지만 지금은 그게 뭔지 아시나요?
-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의도적으로 저에게 반발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이야기를 나눌 준비를 하고 온 게 아니라 저와 말다툼을 하러 온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이번엔 꼬마에게 물었습니다.
- 그래, 왜 첫영성체를 받기 싫다는 거지?
- 가톨릭은 우상숭배를 하잖아요.
이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싶었습니다. 알고보니 아이가 이미 다른 교회에 나가고 있는 중이더군요. 그래서 거기에서 충분히 교육을 받은 모양입니다. 물론 전혀 엉뚱한 교육들이었겠지만 말이지요.
- 가톨릭은 성상을 섬겨요. 헌데 성경에는 그러면 안된다고 나와 있어요.
- 너 성경을 그렇게 잘 아니? 그럼 성경에 피를 먹으면 안된다고 적혀 있는것도 알겠네?
- 그건 모르는데요.
- 하하. 성경을 다 읽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 있지? 넌 네가 알지도 못하는 걸 못 믿겠다고 하는구나. 가톨릭은 성상을 섬기는 게 아니야. 성상이 나무고 석고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야. 우리는 다만 그 상들이 가리키는 분들을 떠올리기 위해서 그 도구를 쓰는 것 뿐이란다. 형제님도 집에 부모님 떠올리는 사진 한 장 정도는 있을 거 아니에요. 그렇죠?
- 아니요 한 장도 없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었습니다.
- 아니, 집에 부모님 사진 한 장도 없단 말이에요?
- 그렇습니다.
애 엄마가 고개를 푹 숙입니다. 이야기를 진행해 가면서 상황을 보니, 애 아빠는 사실 자녀교육 따위에 전혀 관심이 없고 나이가 많아 아이와 말도 통하지 않고 애가 뭘 하든 상관없다는 주의이고, 애 엄마는 가톨릭 신자이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으니 아이를 첫영성체에 억지로라도 보내고 싶어하고, 아이는 다른 교회에 가는 통에 거기에서 배운 대로 가톨릭이 마치 사교 집단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서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을 내었습니다.
- 얘야. 너는 네가 원하는 신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단다. 네가 가고 싶은 교회에 가렴. 나는 네가 가진 자유를 존중하고 싶으니까. 그리고 부모님 아이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신앙이라는 것은 강요하는 게 아니라 모범으로 가르치는 거니까요. 그러니 다만 아이에게 모범이 되어 주세요. 무엇보다도 서로 하나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바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어머니, 아이가 지금 이러는 것은 심성이 어긋나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여서 그런거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사실 이 집은 마음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집안이었습니다. 아빠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엄마는 아이와 속깊은 대화는 하지 않고 무턱대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강요하고 있는 통에 아이는 정작 자신을 따스하게 받아들여주는 친구들이 있는 근처 교회에 벌써 마음이 가 있었고 거기에서 가톨릭에 대한 그릇된 정보를 잔뜩 받아들인 셈이었지요. 모쪼록 하느님의 축복이 이 가정에 이르러 가족들이 하나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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