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사제 회의를 준비하는 질문지를 받았다.
사제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지,
본당 공동체는 조직화되어 있는지,
입문 성사 준비에 교구 지시를 따르고 있는지,
사제양성에 힘쓰고 있는지,
사목활동과 다른 교회 그룹들을 알고 올바르게 운영하고 있는지.
내 양심이 허락하는 한은 다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실을 읽고, 분석하고, 적용하는 과정은
신학교를 졸업할 정도의 학식이 있고, 신앙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고(사실 이 부분이 조금 의문스럽긴 하다 ㅎㅎㅎ)
말 그래도 내 양심이 허락하는 한은 다 하려고 한다.
사제는 슈퍼맨이 아니라는 건 따로 설명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모든 사항을 다 이룰 순 없다.
능력이 되지 않아서도 못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전력질주를 하는 것도 아니다.
조직화된 공동체는 자칫 '성과주의'에 빠지기 쉽다.
개인이 개인을 대할때는 '면담'이 가능하지만,
이게 우루루 모이면 일일이 면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규정을 대놓고 적용시키는 수 밖에 없다.
마치 신호등 앞에서 교통경찰이 일일이 차량들의 사정을 봐줄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아가 그 '성과'라는 것이 옆길로 새기도 쉽다.
하느님께서 바라 보시기에는
한 명의 제대로된 그리스도인을 양성하는 것이
100명의 어중이 떠중이를 어정쩡하니 이상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보다 나은 법이다.
하지만 교회의 장상들이 바라볼 수 있는 실상은
100이라는 숫자가 1보다는 더 땡기는 법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그 밖의 것들은 다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다 믿자니 엉망으로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안 믿고 규율을 놓자니 잘 하는 사람들 목을 죄고...
교회도 나름 고민이 클 듯 싶다.
하지만 결론은 주로 두 번째 방법을 쓰게 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으며,
그 보완책으로 장상이 직접 찾아가는 걸 해야 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추기경님이 어느 시골 공소에 방문한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는가?
이쯤 되면, 나라 나라를 방문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과 가난한 이들을 돌보신 김수환 추기경님이 그리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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