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 신자 모임에 가서 교리를 하고 미사를 드렸다.
볼리비아에서 한국인 신자 모임에 나오는 분들은
그래도 나름 자수성가한 분들이다.
그분들의 노력은 진정 높이 살 만 하다.
특히나 남미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그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셨겠는가.
하지만 그 역작용으로,
자신들이 쌓아온 기반을 굉장히 소중히 여길 수 밖에 없다.
'돈과 권력'에 시달려 오신 분들이고,
그래서 지금 겨우겨우 쌓아놓은 스스로의 돈과 권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 분들이다.
그래서 교리와 미사때 아무리 진솔하고 좋은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
언제나 제자리 걸음이다.
이야기만 꺼내면,
당신이 고생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분들의 재물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신이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크고 좋은지에 대해서,
자신이 가진 재물이 어떤 위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해서,
저마다 한바탕 유세를 떠시는게 뻔히 보인다.
예수님은 욕먹기 딱 좋으셨다.
넘들이 열심히 열심히 쌓아 놓은 것을 필요없다 해버리시니...
38년을 쌓은 성전을 3일만에 짓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셨으니...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를 구하라며 나머지 것들은 곁들여 받을 거라 하셨으니...
세상 안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괘씸해 보였겠는가 말이다.
예수님이 오늘날 우리 곁에 있으시다면 과연 뭐라고 하실 것 같은가?
솔직히 모르겠다.
너무나 다양한 것들 속에서 과연 예수님은 어떻게 반응하실려나?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예수님은 오직 하느님의 뜻만을 찾고 그분의 뜻을 이룰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들어서 안다.
그것은 '사랑'이다.
달리 표현하면 '용서'이다.
아, 하지만 우리는 이 말 한마디를 깨닫는 데 어찌 이리 느리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