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인간적인

하느님이 인간에게 말씀을 건네시는 방법은 지극히 인간적입니다. 너무나도 인간적이라 우리는 하느님을 인간을 대하는 정도로 대할 수 있지요. 마치 우리가 한 인간을 사랑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인간을 무시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미워하기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느님이 이렇게나 당신을 낮추시는 이유는 우리에게서 나와야 하는 응답이 온전히 우리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자유가 온전한 상태에서 응답하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물론 너무나도 쉬운 하느님 앞에 우리의 자유는 하느님을 너무나도 소홀히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이면에 ‘보지 않고도 믿는’ 이들이 등장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내면은 황금처럼 빛나는 것이라서 너무나 소중한 것이지요. 보지 않고도 의지적으로 사랑하고 믿음을 이루어가는 이들의 마음이야말로 하느님께서 간절히 바라시는 보석인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의 영광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된다면, 마치 작은 고무풍선에 수도꼭지를 대고 물을 콸콸 집어넣는 꼴이 될 것입니다. 그 작은 고무풍선은 견디지 못하고 터지고 말겠지요.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을 감추고, 당신 나라의 영광을 감추고, 지옥의 참혹함도 감추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친구에게 조곤조곤 말하듯이 전해주시지요. 우리가 자유로이 선택하게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