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 머무르고 나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지요? 그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부정적인 관념과 사고 때문입니다. 우리는 때로 누군가의 좋은 글을 읽거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보고 나면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하지만 반대로 부정적이거나 닫혀 있거나 악한 의도가 가득한 사람을 마주하고 나면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헐리우드 영화는 그런 부정적인 온갖 것들을 내면에 감추고 화려한 영상으로 우리를 압도합니다. 시나리오는 정말 보잘 것 없는데 영상미에 수천억원의 돈을 쏟아부어 우리를 두시간동안 정신없이 멍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지요. 잠시 생각을 멈추게 하는 마약과도 같은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학적이고 수사학적인 그의 말에 언뜻 귀가 솔깃하긴 하지만 결국은 자기 자랑이고 그리고 다른 이를 험담하고 무시하고 비판하는 그의 표현들에 질려버리곤 하는 거지요. 혼자 있자니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기는 하는데 그런 종류의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날이면 오히려 더 마음이 어지러워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사람의 위로를 구하는 이상 그런 이들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짜배기는 실제로 만난 자리에서 별로 말이 없으니까요. 언제나 말이 많은 사람은 자기자랑에 바쁜 사람이거나 공연한 세상 소식을 전하려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들어도 그만 듣지 않아도 그만일 그런 소식들이지요.
그리스도인에게 ‘침묵의 순간’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홀로 머무는 고독을 견디지 못해 하기가 일쑤입니다. 그래서 공연히 밖으로 나다니고 누군가를 만나고 결국은 다시 마음을 어지럽히고 돌아오는 것이 일상이지요. 남들 자랑 실컷 듣고 자기 자랑 실컷 하고나서 돌아오면 뭔가 뿌듯할 것 같은데 알지못할 공허감이 나를 둘러싸는 것입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고 그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진실한 척 자신을 꾸며대는 친구 말고 정말 진실한 친구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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