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히브 4,12)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 가운데 우리가 신경쓰는 일들은 사실 외적인 것이기보다 내적인 것일 때가 많습니다. 즉 폭우가 쏟아져서 집이 잠기거나 악한을 만나서 물리적 구타를 당한다거나 하는 일은 굉장히 드문 경우입니다. 사실 우리는 내면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그 내면의 움직임의 전달자는 바로 ‘말’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도 하는 가 하면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기도 하고 낮말은 새가, 밤말은 쥐가 듣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말의 영향 속에서 우리 내면을 형성하지요.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은 것이지만, 우리의 내면의 생각은 우리가 들은 것으로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여러 종류의 말이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하는 말과,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 그리고 반대로 우리를 좌절하고 절망하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말들을 들으면서 살고 또 우리 스스로 말을 꺼내기도 합니다.
말은 우리의 생각의 창고에서 나오는 것이며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으로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말을 잘 살피면 내 안에 무엇이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내가 하는 말이 시덥잖은 농담 찌꺼기라면 내 안에는 그러한 것들이 가득 차 있다는 말이 됩니다.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주는 거라면 그 역시 마찬가지로 내 안에 그러한 것들이 가득 차 있다는 말이 됩니다. 또 정반대로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를 모욕하고 좌절하게 하는 것이라면 그 또한 내 안에 그러한 것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특별한 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이지요. 이 말씀은 정말 유일하고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으니 그것을 듣는 사람, 그것을 정말 제대로 들어서 자신의 안에 간직하는 사람은 그 말씀을 통해서 수술을 받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히브 4,12)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듣고 그것을 간직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어둠의 행실에 빠져들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그 말씀을 무시하고 잊어가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행실의 결과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말씀은 명료하고 우리의 숨은 생각을 모조리 드러내곤 합니다.
무엇보다도 말씀을 잘 들어야 하고, 들은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노력할 때에 한 인간은 내면으로 서서히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하느님의 자녀로 변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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