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루카 11,43)
사람의 마음은 높은 곳을 향하게 마련입니다. 물론 그 높은 곳은 자신의 내면 안에 설정된 기준에 따른 것이지요. 누군가에게는 높은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정말 낮은 자리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낮은 자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말 높은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권력을 탐하는 이에게 높은 권력의 자리는 참으로 높은 자리이고 맛깔스러운 자리입니다. 반대로 그에게 낮은 자리, 즉 가난한 이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별다른 권력도 없이 조용히 묻혀 지내야 하는 자리는 그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자리가 됩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일시적인 방문’을 하기는 하겠지만 거기에 살 마음은 하나도 없는 셈이지요.
반대로 낮은 곳을 사랑하는 사람은 높은 자리를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그는 높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특성을 잘 꿰고 있으며 그 자리의 위험성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말 본의 아니게 하느님의 뜻에 의해서 맡게 되는 직분이 아니라면 그에게는 높은 자리라는 것은 피해야 하는 자리에 불과합니다.
성경 안에서는 예수님과 바리사이들을 대조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왕의 자리에 올리려고 했을 때에 도망을 가셨고, 반대로 바리사이들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강구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마음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자리를 즐기고 어떤 자리에 가 앉기를 바라는지 알 수 있게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그 자리에 갔을 때에 마음이 즐거우면 바로 그 자리가 나의 자리인 셈입니다. 높은 자리에 즐겨 앉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도 앉지 않으려는 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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