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행하는 수많은 것들은 기억의 자국을 남기게 됩니다. 아름다운 일은 아름다운 일대로 수치스러운 일은 수치스러운 일대로 그 자국을 남기게 되지요. 그래서 아름다운 일은 우리가 행복을 다시 상기하고 유지할 수 있는데에 일조를 하고, 반대로 수치스러운 기억은 우리가 다시 그 수치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데에 일조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우리의 양심이 올바르게 활동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무엇이 참된 행복인지 모르는 이들이 허다하고, 여전히 수치스러운 일을 자신의 자랑스러움으로 간주하는 이들이 허다합니다. 가난한 이들 사이에 머무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반대로 사치와 허영에 빠져서 고급 술을 마시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축제를 지내는 것을 자랑스러움으로 여기는 이들이 허다합니다.
특히나 아직 내면이 올바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이런 가치들의 형성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상이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모습은 남들이야 어떻게 되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인생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주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이고 있습니다. 힘으로 눌러 이기기만 해서 드높은 자리에 오르면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는 개별 우상화 작업을 선전하느라 여념이 없지요. 그러는 동안 희생과 사랑, 겸손과 기도의 가치는 점점 사라져가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수치가 되고, 복음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제상이 비웃음거리가 되는 세상. 반면 일반인들이 하기 힘든 고급 취미를 가지고 거기에 열정을 쏟는 모습을 자랑거리랍시고 드러내는 현실. 과연 예수님이 마지막 날에 그들을 안다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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