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데에는 고통이 뒤따릅니다.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우리 안의 썩은 부분이 도려내어지게 되고 우리는 그만큼 정화되게 됩니다. 우리의 신앙 선조들은 ‘순교’라는 방법으로 한 순간에 자신의 삶을 내어바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더는 ‘순교’의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다른 종교의 나라에 가서 선동을 하고 죽음을 얻는다고 선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분별력이 없는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이제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는 일상 안에서 죽어가는 것입니다. 내가 내 위치를 내려놓을 때, 내가 원하는 것을 절제할 때, 나의 선한 의지가 거부당할 때에 우리는 조금씩 죽어가는 체험을 합니다. 그리고 그 죽은 자리를 하느님의 영이 채워나가는 것이지요. 그렇게 우리는 지상에서부터 영원의 삶으로 변모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이게 쉽다고 한 적 없습니다. 정말 어렵고 힘든 길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보람있고 가치있는 길이지요. 우리는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만일 안다면 그 아는 바대로 살아가겠지요. 우리는 여전히 세상을 사랑하고 여전히 나의 목숨을 살리려고 노력하기에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조금씩 자신을 죽여나가는 사람은 어느 순간에 그 희생과 사랑에 길들어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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