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럽게 이야기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언제나 2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이들이 공개적으로 알아서는 안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당 신부로 일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경우는 바로 후자였습니다.
사람들은 비밀스런 만남과 대화를 주선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조금만 들어보면 이 사람이 이렇게 조심스레 찾아온 이유와 목적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 안에 든 공격성과 어둠을 눈치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눈이 가리워져 있다면 문제는 달라지는 것이지요. 사실 그가 그런 이야기를 주선할 때에 대뜸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사전준비를 충분히 합니다. 즉, 미리 우리의 마음을 사 두려고 노력하지요. 그리고나서 때가 이르렀다 싶으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값비싼 물건을 사주면서 마음을 사고, 칭찬을 잔뜩 해서 마음을 들뜨게 만들고, 또 외적인 아름다움으로 치장을 해서 다가오고 하는 동안 마음이 서서히 상대에게 빼앗기게 되고 그래서 그와의 비밀스런 만남과 대화를 즐기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미 마음은 그에게 넘어가 있는 셈이 됩니다. 남은 것은 음모가 가득 든 대화를 통해서 원하는 목적을 얻는 것이지요.
마음을 사려는 뇌물을 주는 사람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건네는 것을 바탕으로 원하는 것이 늘 있게 마련입니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 (루카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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