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활동은 언뜻 복잡 다단해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이렇게 대처하시고 저러한 상황 속에서는 저렇게 대처하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그분의 지혜의 찬란함에 경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근본 구도는 사실 의외로 굉장히 간단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1) 어둠을 끊고 2) 하느님에게로 돌아서서 3) 그분을 향해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부자청년의 이야기에서 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부자 청년이 찾아와서 대뜸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묻습니다. 즉 하느님에게 다가서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답변은 간단합니다. ‘계명을 지키라’는 것이었지요. 즉, 부자 청년은 대뜸 3)번의 질문을 한 것이었고, 예수님은 그를 향해서 1)번을 점검하신 것이었습니다.
부자 청년은 1)번을 잘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십니다. 그리고 청년에게 그분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는 필요한 방법을 지시해 주시지요. 그것은 바로 재물에 대한 탐욕의 포기였습니다. 그리고 부자 청년은 자신이 실제로는3)의 단계가 아니라 2)의 단계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슬퍼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말을 듣고 놀라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 역시도 탐욕이 많기 때문입니다. 정말 나도 저 부자 청년처럼 지금 가진 것을 몽땅 팔고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 것인가 하고 걱정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1)번의 단계도 올바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누군가를 미워하고, 여전히 시기심에 사로잡히고, 여전히 분노하고, 여전히 필요하지도 않은 남의 것을 얻기를 바라고 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1)번 단계도 올바르게 수행하지 못한 셈입니다. 또 2)번에서 실패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비록 율법은 잘 지키지만 마음이 여전히 세상을 향해 있는 이들이 많은 것이지요.
3)의 단계에 접어드는 이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가득 받는 특별한 제자들입니다. 예수님은 아무나 사랑스럽게 바라보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속에 위선이 가득 찬 바리사이들은 의로운 분노의 눈길로 노려보시곤 하셨지요.
기본 구도는 간단합니다. 1) 어둠을 끊고 2) 하느님에게로 돌아서서 3) 그분을 향해 나아가면 됩니다. 그 뿐입니다. 하지만 그 각각의 단계에서 우리는 좌절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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