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주변에 영웅적인 희생을 하는 사람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절대로 고통이 좋아서 고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통을 자꾸 선택하다보면 자기 자신에게 힘이 생겨서 이제는 고통이 고통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고통 속에 숨겨진 비밀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지닌 진정한 힘은 적극적인 선에로의 의지적 선택, 인내, 끈기, 책임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 어느 일이 힘들지 않겠습니까마는 사제로서 선교사로 일하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사람을 꾸준히 만나야 하고 그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 주어야 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빛과 소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끊임없는 자기반성이 요구됩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늘 하는 셈이지요.
나아가서 유혹은 끊임없이 밀려들곤 합니다. 이성에 대한 유혹은 물론이고 재물에 대한 유혹, 명예에 대한 유혹, 권력에 대한 유혹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옵니다. 그 매순간의 싸움을 이겨내어야 하지요. 헌데 그걸 계속하다보면 어느새 자신 안에 힘이 들어차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교만’이 다시 공격을 시도합니다. 나 자신이 무엇이라도 되는 듯하게 느끼게 만들어주고 교만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겸손’이라는 것은 언제나 우리를 제자리에 위치하게 합니다. 내가 서 있는 자리 이상을 탐하지 않게, 그리고 이미 지닌 것으로 감사할 줄 알게 도와주지요.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도’가 절실한 것입니다. 영원과의 연계성이 없이 우리는 그 어떤 영적 단계도 밟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위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손가락을 쳐들고 어떤 문구를 외웠으리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은 유약한 존재로 태어나고 마침내 생의 마지막에 가서야 그의 가치가 분별되는 법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길을 걷고 있는 존재들이며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가까이 모시고 가야 할 길을 마저 다 채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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