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마태 8,26)
겁이라는 것은 밑바탕이 부족한 데에서 비롯하는 것입니다. 단 한 번도 물에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이가 물을 두려워하게 마련입니다. 이미 여러번 수영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물을 즐기지요. 적군의 세력과 전술을 이미 모두 파악하고 있고 내가 그보다 더 준비되어 있다면 적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겁을 내는 것의 근본을 쫓아가보면 거기에는 언제나 ‘죽음’이 있습니다. 즉, 우리는 최종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는 셈입니다. 왜냐하면 죽음에 대해서 맞설 밑바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지닌다는 것은 바로 이 죽음에 대항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둔 자녀들이고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은 이들입니다. 우리가 겁을 내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는 잃을 것이 없고 설령 잃더라도 다시 회복할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셈이지요.
하느님은 오직 믿음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입니다. 볼 수도 만질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분이지요. 오직 믿음만이 하느님의 존재를 우리에게 확고히 인지시켜 줍니다. 그래서 믿음이 강한 사람은 하느님의 존재를 확신하고 그분의 손길 안에서 용감하게 살 수 있는 반면, 믿음이 약한 사람은 두려움에 휩싸여 살아가게 되고 세상의 것들에 자꾸 기대려 하게 됩니다.
믿음이 우리의 힘입니다. 물론 이는 세상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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