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비유는 언제나 내적인 것을 지향하기 위해서 외적인 표지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바라봄’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의 내면의 바라봄을 지적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 앞에 있는 사물은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좋은 물건인지 아닌지 우리는 어렵지 않게 분간해 냅니다. 하지만 내적인 면에서는 과연 어떨까요? 우리는 영적으로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을 올바로 분별해 내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한 젊은이가 탐욕을 경계한다면 유혹에 빠지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외적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만으로 ‘좋다’고 생각하기에 나쁜 이들이 쳐 놓은 덫에 빠져들고는 하는 것이지요.
특히나 내적으로 시력이 멀어 있는 사람은 실제로는 내적으로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서도 스스로를 위대한 스승으로 착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말을 많이 하면서 많이 가르치려고 들지요. 그러나 그의 말을 들어보면 참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런 이들, 즉 자신의 눈에 들보를 지닌 이들이 겨우 티 하나가 박힌 이를 고치겠다고 나서는 것이지요. 자신은 인내, 겸손, 사랑, 관용 따위가 하나도 없고 도리어 분노, 질투, 증오,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으면서 누군가 사랑을 온전히 이루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두고 이런 저런 조언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마태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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