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중에는 화를 내기 위해서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이 정말 잘못한 일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화가 나기에 그것을 쏟아부을 대상을 물색하는 것이지요. 뭔가 일이 꼬이는 것 같고, 자신이 어지러운 것이 꼭 세상의 탓인 것 같은데 그 대상을 물색하다가 자신의 레이더망에 걸리는 사람에게 그것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그러한 이들이 뒤섞인 곳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다른 나라에 극악무도한 범죄가 일어나도 자신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이상은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 됩니다. 반대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같이 욕할 수 있는 대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를 향해서 가지고 있던 모든 분노를 일순간에 쏟아붓는 것이지요.
이는 실로 위험한 영혼의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올바로 알지 못해서 그것을 남에게 돌리는 형태는 가정 안에서도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아내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으면 그 자연스런 결과로 남편의 마음은 식고 아이들은 길을 어긋나게 됩니다. 헌데 그 탓을 오직 눈에 드러난 남편의 외도에만 돌리고 정작 본인은 ‘성녀’인 것으로 치장을 하면 참으로 기괴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지요.
친구 사이에도 마찬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늘 투덜대고 늘 징징대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크게 과장해서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피해자인 듯이 드러냅니다. 그렇게 친구들의 관심을 사고 주목받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이목을 집중 시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무엇보다도 선한 의지를 가진 이들이 보다 빛을 발할 기회를 상쇄시켜 버리기도 합니다. 늘 징징대는 친구 곁에 붙어 앉아서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느라 자신이 지닌 보물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이들과 나누지 못하게 되니까요.
내면에 숨겨진 수많은 것들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그것을 올바로 읽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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