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는 자기 시종에게 “올라가서 바다 쪽을 살펴보아라.” 하고 일렀다. 시종이 올라가 살펴보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엘리야는 일곱 번을 그렇게 다녀오라고 일렀다. 일곱 번째가 되었을 때에 시종은 “바다에서 사람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이 올라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엘리야가 시종에게 일렀다. “아합에게 올라가서, ‘비가 와서 길이 막히기 전에 병거를 갖추어 내려가십시오.’ 하고 전하여라.” (1열왕 18,43-44)
우리는 예언자를 뭔가 신비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기적을 행하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지요.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예언자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불확실성’ 속에 살아갑니다.
하지만 예언자들이 다른 이유는 ‘마지막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믿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분이 보여주시는 아주 작은 신호라도 놓치지 않습니다. 그것이 그들을 ‘예언자’로 만드는 것이지요. 바로 그들의 신앙이 그들을 예언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내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즉각 일어나야 하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기도를 하면서도 동시에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아니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 하느님은 도대체 뭐하시는거야? 들어주지도 않고?!”
이는 기도하는 게 아닙니다. 명령하는 거지요. 상사는 부하에게 명령을 하고 그 명령은 바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부하는 상사에게 명령할 수 없습니다. 조언을 하고 상황을 설명할 뿐이지요. 그러면 상사는 자신이 아는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분별을 하고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에게 명을 내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십니다. 다만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들어 주시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기도는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다만 우리 눈에 느리게 보일 뿐입니다. 다만 우리는 인내로이 기다릴 줄 알고, 또한 지극히 작은 신호라도 캐치할 수 있는 아주 섬세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