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을 대어라. 수확 철이 무르익었다. 와서 밟아라. 포도 확이 가득 찼다. 확마다 넘쳐흐른다. 그들의 악이 크다. (요엘 4,13)
우리는 곧잘 세상의 종말을 궁금해 합니다. 그 때는 언제일 것이며 그 모양새는 어떨 것인지 참으로 궁금해 하지요. 하지만 그 종말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성경에서 드러나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성경구절은 종말의 ‘시기’에 관한 것입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이런 것입니다. 열매는 익으면 땁니다. 그리고 쓰레기통은 차면 비우는 것이지요. 즉 그 시기라는 것은 무슨 년도 몇 월 며칠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채워지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는 전체 공동체를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반대로 각 개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대학에 갈 학식이 준비되어야 대학에 갑니다. 하지만 어느 도시에 어느 정도의 인구가 존재해야 대학이 생겨날 수 있지요.
그날에는 산마다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언덕마다 젖이 흐르리라. 유다의 개울마다 물이 흐르고, 주님의 집에서는 샘물이 솟아, 시팀 골짜기를 적시리라. 이집트는 황무지가 되고, 에돔은 황량한 광야가 되리라. 그들이 유다의 자손들을 폭행하고, 그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렸기 때문이다. (요엘 4,18-19)
요엘 예언서의 이 두 번째 구절은 종말의 모습에 관한 것입니다. 종말의 모습이 무슨 운석 충돌이나 엄청난 대재앙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그 모든 것은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가 상상하는 외적인 종말입니다. 진정한 종말이라는 것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영원한 축복을 받고 반대로 어둠의 자녀들이 그에 상응하는 심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준주 성범에는 양심이 바른 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죽고 나서 자신에게 다가올 상급을 신뢰하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양심이 어긋나 있는 이는 죽음 이후에 다가올 일이 두렵기만 할 것입니다. 설령 그가 가진 것이 많고 지위가 높아 그의 장례 모습이 아무리 화려하다 할지라도 말이지요.
종말은 개인에게도 공동체에게도 모두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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